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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외국어 어째서 그리고 어떻게?人間/대학생이알아야할것 2008. 8. 25. 00:24
06. 여섯번째, 외국어, 어째서 그리고 어떻게?
■ 어째서 외국어인가?
대학 생활에서 먼저 습관화할 것은 바로 ‘독서’와 ‘외국어의 습득’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외국어 학습의 문제를 생각해 본다. 어째서 외국어인가? 그 필요성을 직업에 직접 이익을 주는 실용의 면과 자신의 취미에 활용하는 교양의 면으로 나누어 살펴보자. 실용의 면에는 취직, 유학, 진학이나 고시 등 각종 시험의 대비가 있다. 또한 어학 교사, 번역, 통역 등 외국어와 관계된 직업에 종사하거나 전공 및 직업에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얻는 일이 있다. 교양의 면으로는 같은 취미의 외국인과 직·간접으로 교제한다거나 외국의 자연 또는 문물을 이해하는 일을 들 수 있다. 타문화의 수용을 통해 인간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이해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교양을 쌓는 한 가지 방법이며, 이는 자기의 문화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 적과의 동침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영어를 적어도 6년간은 배운 경험이 있다. 몇 년간의 제2 외국어도. 하지만 대학에 들어온 뒤 많은 경우 「교양 영어」등의 기본 학점을 이수한 뒤, 영어나 제2 외국어에서 멀어진다. 이런 현상은 동기나 목적의식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외국어의 습득에서는 확실한 동기나 목적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음으로 중요한 점은 학습 단계에서 빨리 활용 단계로 진입한다는 것이다. 영어와 관련해 대학생의 단계를 살펴보면, ‘망각 단계’(지긋지긋한 시험지옥에서 벗어났다!), ‘학습 단계’(여전히 영어 시험 준비에 매달린다), ‘활용 단계’(수준을 불문하고 자신의 취미나 전공에 영어를 활용한다)로 나눌 수 있다. 활용 단계에서는 외국어와의 관계가 더 이상 적과의 동침이 아니다. 따라서 필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학 저학년 시절부터 TOEFL이나 TOEIC에 매달리는 일은 잘못되었다고 여긴다. 영자 신문을 본다든지 전공 서적이나 취미에 관련된 책자를 읽는 등, 하루 빨리 자신의 생활에 적극 활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제1막, 외국어 학습의 일반론
먼저 외국어 학습의 일반적 측면을 말해 보자. 외국어를 익히는 데에는 무엇보다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어학에는 천재가 없고 꾸준한 노력과 올바른 방법만이 있기에, 시간이 특히 중요하다. 조금씩이라도 매일 정기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외어야 할 두 가지에 어휘와 문법이 있는데, 어휘가 문법에 선행한다. 끝으로 외국어를 배우는 데 갖추어야 할 세 가지 도구로 좋은 교과서, 좋은 교사, 좋은 사전이 있다. 교과서는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한 권을 일단 끝냈다는 자신감과 충실감이 필요하므로, 초보의 교과서(학습서)는 얇은 것이 좋다. 출현 단어에 번역이 있고, 그 빈도 수가 고려되어야 한다. 중요한 항목의 문법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예외 사항과 기본 사항의 구별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진도는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학습의 기본 법칙은 항상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어 학습은 교사의 영향이 특히 절대적이다. 좋은 교사란 첫째, 해당 외국어를 잘 알고 있다. 둘째, 가르치는 방법이 훌륭하다. 셋째, 어학 교육에 대한 열의와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사람이다. 한편, 사전(辭典)은 초보보다 중급 이상의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별도로 논한다. 언어의 기능은 읽기, 쓰기, 듣기와 말하기로 나눌 수 있다. 처음부터 이를 골고루 익혀야 한다. 아울러 이를 서로 연결시켜 익히도록 노력한다. 원서를 읽다가 좋은 표현이나 용례를 만나면, 이를 암기하여 말하거나 쓰는 데에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 처방을 찾아라!
영어의 중요성과 증상의 보편성을 감안해, 먼저 박광희 지음 『영어병 10가지』(현암사, 1994)를 소개한다. 이 책은 문법, 어휘, 회화, 청취, 작문, 독해 등 각 분야에서 우리 영어 학습의 문제점을 면밀히 진단한다.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교재 선택 및 활용법 소개, 그리고 실질적인 사례나 예문을 통해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학습 방법 및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유럽에서 공부한 저자의 경험담이 매우 재미있고 유용하다. 영어의 10가지 병과 그 증세는 다음과 같다. ① 습관성 영어 강박증왜 해도 해도 영어가 안 늘까? ② 문법 바이러스우선 문법부터 확실히 다져 두자, ③ 만성 어휘 결핍증어휘가 모자라요, ④ 영영(英英) 사전 기피증어느 사전이 제일 좋아요? ⑤ 작문 콤플렉스작문이 힘들어요! ⑥ 회화 노이로제회화가 안 돼요, ⑦ 청취 발작증아무리 들어도 잘 안 들려요, ⑧ 독해 환각증직독 직해 규칙같은 거 어디 없을까? ⑨ 시사 영어 공포증『TIME』은 내 수준에 너무 어려워요, ⑩ 어학 연수 과대망상증미국에 가면 영어야 좀 늘겠지. 이 글의 독자 대부분은 적어도 한두 가지 병에 걸려 있을 가능성이 클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이 해 온 영어 학습의 문제점을 검토해 보기를 바란다. 이 증세와 처방은 다른 외국어 학습에도 적절히 응용할 수 있다.
■ 영어 실력 향상의 비결
다음으로 추천하고자 하는 것은 시사영어사의 「대학 생활 전서7」로 나온 『대학생과 외국어』(여석기 외, 1981)이다. 이 책은 1부 영어 학습 방법론, 2부 제2 외국어의 필요성과 마스터 방법, 3부 제3 외국어의 개척, 4부 원서 강독과 시사 영어 학습법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국어와 관련해 대학 생활에서 부딪히는 여러 면을 가장 포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현재 서점에서 구할 수 없으며, 80·90년대의 정보와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적절한 개정판이 나오기를 바란다. 1부에 실린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한 8가지 비결」은 대학생에게 매우 유용한데, 여기서 간단히 소개한다. 첫째, 역시 단어를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 둘째, 읽기에서는 ‘정독’과 ‘다독’을 겸해야 한다. 셋째, 회화 시에는 에러를 겁내지 말라. 넷째, 미문(美文) 또는 문학적 영문을 쓰려고 하지 말라. 다섯째, 읽기에서는 문장과 문장의 논리적 관계부터 파악하라. 여섯째, 영어적 사고법을 길러라. 일곱째, 얼마만큼은 미쳐야 한다. 여덟째, 화석화(化石化)를 막아라. 자세한 내용은 직접 읽어보기 바란다. 특별한 비결은 아니라구? 대답: 비결은 항상 평범하다. ‘비범(非凡)’은 항상 ‘평범(平凡)’ 속에 있기 마련이다.
■ 꼬리에 꼬리를 물다, 단어
언어를 인간에 비유하면 뼈와 신경은 문법이고, 피와 살은 어휘이다. 피와 살이 없는 사람이란 해골에 불과하다! 그런데 어휘의 습득이 잘 되지 않는 이유는 습득이 재미없고, 수가 많아서 학습이 끝나지 않을 듯이 보이며, 어떤 어휘를 선택해야 좋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유럽어의 경우 라틴어의 어원을 알면 매우 유용하다. 외국어 학습의 일반적 충고는 먼저 기본 단어 1,000 단어를 잘 외우라는 것이다. 이런 단어는 좋은 교과서나 자습서에는 반드시 들어 있다. 기초 어휘를 익힌 다음, 빈도수가 높은 단어를 더욱 늘려 가도록 한다. 단어는 그 성질상 넓은 분야의 빈도 수 높은 단어 ㉮, 넓은 분야의 빈도 수 낮은 단어 ㉯, 좁은 분야의 빈도 수 높은 단어 ㉰, 좁은 분야의 낮은 단어 ㉱로 나눌 수 있다. 이 경우 ㉮는 외어야 할 것이고, ㉱는 사전에서 찾으면 된다. ㉰의 단어는 분야에 따라 매우 다른데, 이를 원서로 된 전공 분야의 개론서나 교재를 통해 집중적으로 익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영어 단어와 관련해, 오리선생 한호림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디자인하우스, 1993)는 그래픽 디자이너인 저자 특유의 위트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처럼 도해 사전류를 적극 활용하고, 어원(語源)에도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하지만 어원 만능론은 곤란하다. 단어는 어디까지나 그 문맥에서 파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 He read a book
우리나라의 외국어 교육은 여건과 환경 때문에 문법 중심으로 되어 있다. 문제는 문법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문법 교육에 있다. 외국어 학습에서 문법은 지도와 같은데, 중요한 것은 문법 용어를 많이 아는 게 아니라 기초적 지식을 철저하고 정확하게 익히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이 단락의 표제를 어떻게 읽었는가? 이 경우 ‘read’는 ‘과거’이다. 현재라면 다음과 같이 된다. ‘He reads a book’. 이렇게 외국어 학습에서 필요한 것은 수단으로서의 실용적 문법이지, 학술적이고 전문적 문법이 아니다. 기초 지식과 기본 사항을 철저히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단계에서는 문법의 전반적 분야에 걸쳐 기초 사항을 정확히 익힌다. 전문적이고 자세한 문법서는 필요 없는가? 그렇지 않다. 그런 문법서는 해당 외국어를 접한 경험이 많이 축적된 후, 의문 사항이 생길 때마다 사전이나 매뉴얼처럼 사용한다. 그래야 문법 지식이 자기 것으로 활용된다.
■ 다다익선(多多益善), 사전에 대해
외국어를 배우는 데 사전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도 없다. 사전은 ‘사전(事典)’과 ‘사전(辭典)’으로 나눌 수 있다. ‘사전(事典)’은 개념이나 대상, 현상, 사건, 인물 등을 설명한다. 반면 ‘사전(辭典)’은 흔히 말의 의미, 어휘의 특징, 문법적 성질, 어원 등을 설명한다. 유의할 것은 무조건 많은 어휘가 능사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초보 단계에는 필수적 어휘를 선택하여 잘 설명하는 사전, 즉 학습 사전이 필요하다. 사전의 선택은 선생님이나 선배의 충고를 들으면 좋을 것이다.
『영어병 10가지』나 『대학생과 외국어』에는 영어 사전에 관한 안내가 있다. 중국어의 경우, 『중문학 어떻게 공부할까』(실천문학사, 1994)에 수록된 「사전·전집 등 공구서」의 부분이 유용하다. 학습 사전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후에는, 장소와 금전이 문제이긴 하나 각종 사전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사전이란 도구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란 어느 면에서 사전을 비롯한 각종 참고 도서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다. 사전에 관한 또 다른 충고는 영영 사전처럼 해당 외국어로 된 사전을 가급적 빨리 사용하며, 사전의 범례나 부록을 꼼꼼하게 읽어보라는 것이다.
한 나라의 사전은 그 나라의 국력(적어도 그 문화의 실력과 축적)을 반영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서 앞으로 자기 전공에 관련해 좋은 사전을 만드는 사람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 치약과 쥐약, 그 치명적 실수
이 이야기는 실화다. 하루는 한 일본인이 약국에 가서 ‘치약’을 사고자 했다(치약도 약이다). 이 친구 발음이 별로 좋지 않았다. “지약 주세요!” 그래서 약사가 준 것은 ‘치약’이 아니라 ‘쥐약’이 되었다. 한데 그 약사가 최불암이었다나! 외국어를 정확하게 배우기 위한 중요한 전제는 올바른 발음(發音)이다. 위의 예처럼 문법의 오류보다는 발음의 실수가 오해를 쉽사리 불러일으킨다. 일단 학습 초기가 지나면 발음은 교정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발음에서 중요한 것은 모국어와 외국어가 서로 차이나는 부분을 정확하게 익히는 것이다. 초기에 이를 집중적으로 익힌다. 제1 외국어의 발음이 좋은 경우, 대부분 제2, 3 외국어의 발음도 좋다. 영어의 액센트나 인토네이션처럼 해당 외국어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올바르게 반영하도록 노력한다. 음성학의 기본 지식이 있으면 매우 유용하다. 발음은 올바르고 정확하면 충분하다. 지나치게 신경질적으로 완벽하고자 노력할 필요는 없다.
■ 읽고 또 읽고, 또 읽는다
어느 면에서 대학생의 외국어 학습은 읽는 능력이 제일 중요하다. 이 읽기는 ‘다독(多讀)’과 ‘정독(精讀)’을 겸해야 한다. 정규 수업 시간이나 교재 또는 전공 분야의 원서는 ‘정독’을 한다. 반면, 소설처럼 취미에 관련된 책을 ‘다독’하도록 한다. 지나치게 문학적이거나 난해한 작품보다는 추리 소설과 같은 고급한 대중 소설이 좋다. 쉬운 것에서 어려운 것으로, 관심과 흥미가 있는 것에서 딱딱한 것으로, 간단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독서를 진전시킨다. 문법적 구조를 모르면, 단어의 뜻은 알아도 문장의 뜻을 이해할 수 없다. 반면 문장들은 이해하면서도 그들로 구성된 단락을 모르는 것은, 문장 사이의 논리적 구조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해가 논리적으로 이상하다면, 오해일 확률이 크다. 또 하나 읽기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글의 성격이다. 읽는 글이 사건, 논리, 감정에서 무엇을 중시하는가를 고려해야 한다. 신문이나 잡지를 정기적으로 읽는 것도 좋은 데, 이와 관련해 『이 책 한 권이면 영어 신문(英語 新聞)을 쉽게 읽을 수 있다!』(시사영어사, 1994)를 추천한다. 영자 신문의 기초 지식과 분야별 읽는 법이 잘 소개되어 있기 때문이다.
■ ‘번역(飜譯)’은 ‘반역(反逆)’이다
번역이 어려운 이유는 단지 언어만의 문제가 아니다. 문화나 풍습, 문물의 차이, 그리고 개인이나 민족의 사고방식, 감정의 체계 등이 그 언어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탈리아 속담에는 ‘번역은 반역’이라는 말조차 있다. 우리나라의 어학 교육은 번역에 대한 배려가 미흡한데, 번역의 이론이나 실제에 관해 더욱 활발히 연구되었으면 한다. 번역에 관련된 책으로, 『번역 프리랜서의 길』(한얼, 1994), 『번역학 개론』(인간사랑, 1993), 『번역이란 무엇인가』(태학사, 1991) 등을 들 수 있다. 『번역 프리랜서의 길』은 프리랜서 번역가인 저자의 실무 경험을, 『번역학 개론』은 번역의 이론과 역사를, 『번역이란 무엇인가』는 박완서의 작품을 영역하는 과정에서 부딪힌 문제점을 이야기한다. 최기천 저 『중국어 번역법』(학고방, 1990)처럼 실질적으로 유용한 책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번역의 이론적 측면을 논한 나이다와 타버의 「번역의 이론과 실제」도 빠뜨릴 수 없다. 『도올 논문집』(통나무, 1991)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 번역 자체도 대단히 훌륭하다. 대학생이라면 전공을 불문하고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최근 번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번역에 관련된 서적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안정효가 펴낸 『번역의 테크닉』(현암사, 1996)도 일독의 가치가 있다. 더불어 ‘이론편’과 ‘실제편’ 두 권으로 출간된 경남대 김정우 교수의 『영어를 우리말처럼 우리말을 영어처럼』(창문사, 1996)과 영자 신문 교정기자 출신으로 베스트셀러에 나타난 오역(誤譯)을 조목조목 지적한 박정국의 『오역 천하』(어울림, 1996)도 참고할 만한 책이다.
참고로 번역에 관련된 정기 간행물을 몇 가지 소개한다. 근래에 들어 새롭게 간행되기 시작한 것으로는 연세대 번역문학연구소에서 펴내는 무크 『문학과 번역』(나남출판)과 영미문학연구회에서 펴내는 반년간지 『영미문학연구 안과 밖』(창작과비평사)이 있고, 전부터 나온 간행물로는 『번역의 세계』, 『번역나라』, 『번역가』 등이 있다.
■ 마지막으로
대학에서의 외국어는 영어(제1 외국어), 제2 또는 3 외국어, 그리고 고전어로 나눌 수 있다. 이 글에서 고전어, 예컨대 한문(漢文)에 관한 언급을 별로 못한 점이 유감스럽다. 언젠가 별도의 기회를 갖기로 하고, 고전어의 학습도 일반적인 외국어 학습과 기본적으로 동일함을 지적한다. 한문에 관심이 있다면, 심경호 옮김 『한문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이회문화사, 1992)를 읽어보라고 권한다. 단순히 외국어 학습만이 아니라, 그 문화의 수용이란 점에서 외국 문화원의 적극적 이용은 매우 바람직하다. 이를 위한 안내가『뿌리와 날개』 1995년 1월호에 정리되어 있다. 그런데 외국어 학습과 그 문화의 수용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다. 제아무리 외국어를 잘 하더라도 이를 우리말로 적절히 옮기지 못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진정 외국어를 잘 하는 사람은 모국어에도 뛰어나다”는 말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다. 국어사전을 적극 활용하는 자세를 갖추기 바란다.
【지성과 패기 1995년 1·2월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