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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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에 물질이 있다人間/물질로읽는예술(원병묵2018한겨레) 2018. 4. 18. 01:33
[원병묵의 물질로 읽는 예술] ① 허블 우주망원경과 웨스터룬드 2 성단허블 우주망원경이 찍은 웨스터룬드 2 성단 사진. 원병묵 제공어릴 적 시골에서 자란 덕분에 별들로 가득한 밤하늘을 볼 기회가 많았다. 저녁 무렵 집집마다 아궁이에 불을 지필 때면 동네 가득 나무 연기가 자욱했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동네방네 놀다가 밤늦게 집에 들어오면 별빛 가득한 밤하늘을 보며 마당에서 한참을 서성거렸다. 별똥별이 떨어질 땐 무슨 대단한 발견을 한 것처럼 한껏 즐거웠다. 그 시절 밤하늘은 어찌나 밝던지 금방이라도 별들이 쏟아져 내릴 것만 같았다. 주위를 둘러보면 온통 신비롭고 아름다운 것들로 가득했다. 자연을 가까이 접하는 동안 자연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고 언젠가 자연의 비밀을 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과학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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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으로 그린 사랑의 두 얼굴人間/물질로읽는예술(원병묵2018한겨레) 2018. 4. 18. 01:30
원병묵의 물질로 읽는 예술② 클림트의 와 황금너무나 다른 모습의 두 연인은 키스를 하는 동안 서로를 꼭 붙들고 있지만, 키스가 끝나면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황금빛 장식의 대조에서 연인의 사랑이 가진 절망과 갈망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1908년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가 처음 공개되자마자 벨베데레 궁전 오스트리아 미술관은 직접 그림을 구입해 지금까지 소장하고 있다. 미술관은 이 그림을 너무나 특별하고 소중하게 여겨 한 번도 외부로 이동시킨 적이 없다. 벨베데레 궁전 오스트리아 미술관 소장.찬란한 빛을 내는 황금은 인류에게 가장 아름다운 불변의 가치로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예술에서 황금은 가장 고결하고 가장 화려한 무엇을 표현할 때 자주 등장한다. 왕의 권위를 상징하기도 하고, 부의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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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백색의 열정과 절망人間/물질로읽는예술(원병묵2018한겨레) 2018. 4. 18. 01:29
원병묵의 물질로 읽는 예술 ③ 반 고흐와 연백 물감빈센트가 아연백을 쓰면 연백을 사용할 때보다 더 효과적으로 임파스토를 잘 표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빈센트는 뒤늦게 아연백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마르그리트의 피아노 치는 모습을 그린 한 달 후 생을 마감한다. 좀 더 일찍 연백보다 아연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면 임파스토 기법을 더 잘 표현할 뿐만 아니라 납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했을 것이다.빈센트 반 고흐의 (1890년). 바젤미술관 소장1890년 7월29일 파리 근교 오베르, 37살 무명 화가가 짧은 생을 마감한다. 화가는 밤낮 그림에 몰두했지만 더는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절망만 남았다. 그를 지켜보던 한 사람은 안타까워했다. “그는 무너졌던 거야. 누구도 그럴 수 있어. 삶은 강한 사람도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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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혼돈 속에 패턴이 있다人間/물질로읽는예술(원병묵2018한겨레) 2018. 4. 18. 01:27
원병묵의 물질로 읽는 예술 ④폴록의 과 프랙털미국 오리건대학 물리학자 리처드 테일러 박사는 폴록의 그림에서 숨겨진 패턴을 분석하여, 무질서한 듯한 패턴이 실은 ‘질서’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질서는 ‘프랙털’이었다. 프랙털은 1975년 수학자 브누아 망델브로가 발견한 ‘질서와 혼돈의 중간 지점에서 무한히 반복되는 자기 복제 유사성이 있는 도형 패턴’을 말한다. 테일러 박사는 1999년 과학저널 에 이 결과를 발표하여 예술과 물리학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잭슨 폴록의 (1950년 작).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1942년 페기 구겐하임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며 예술계의 주목을 받기 전까지, 미국을 대표하는 추상 표현주의 예술가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은 그저 평범한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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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신비로운 미소가 수명을 단축했다人間/물질로읽는예술(원병묵2018한겨레) 2018. 4. 18. 01:25
원병묵의 물질로 읽는 예술⑤다빈치 와 갈라짐레오나르도의 스푸마토 기법은 모나리자의 은은한 미소를 만들어 주지만 결과적으로 이 기법을 쓸수록 얼굴 피부가 갈라지는 ‘크랙’ 현상을 피할 수 없다. 스푸마토 기법의 숙명은 아름다움을 영원히 가꾸고 싶지만 노화를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숙명과 닮았다.레오나르도 다빈치의 (1503~1506년). 파리 루브르 박물관 소장.16세기 피렌체를 비롯한 이탈리아 도시들은 미술가들에게 매우 특별한 환경이었다. 당대의 뛰어난 과학적 발견들이 피렌체 미술가들의 시야를 넓혀 주었다. 과학과 예술의 융합 토대 위에서, 미술가들이 원근법 법칙을 연구하기 위해 수학에 관심을 기울이고 인체 구조를 탐구하기 위해 해부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과학과의 결합은 미술이 단순한 기능적 작업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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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공간 김동인 미발굴 자료3 (김태완기자2012.6.월간조선)人間/문학사의풍경 2018. 3. 28. 23:35
발굴해방공간 金東仁 미발굴 자료 ③ 끝해방공간의 ‘괴물’ 앞에 번뜩인 비판정신⊙ 초기 소설에서 보이던 예술 지상주의 관념, 해방공간에서 사라져 ⊙ 현실이 극악하자, 비판 정신은 더욱 날카로워… 우익에 대한 확고한 신념 지켜내 해방공간 김동인(金東仁·1900~ 1951)은 궁핍했다. “명문집 귀동으로 고이고이 자라나 가난을 모르던 젊은이, 천금의 귀한 줄 모르고 만금의 많은 줄을 모르던”(김윤식, 《金東仁 硏究》, 1987) 그였지만, 가산을 탕진하고 해방이라는 충격적인 현실 앞에 세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일제 패망(敗亡)과 친탁(親託), 반탁(反託)의 좌우 갈등, 분단을 목도한 김동인은 신문 연재 글을 통해 사회 현실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초기 소설에서 보이는 예술 지상주의적인 관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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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공간 김동인 미발굴 자료2 (김태완기자2012.5.월간조선)人間/문학사의풍경 2018. 3. 28. 23:22
발굴해방공간 金東仁 미발굴 자료 ②오로지 ‘욕설’로 이름 석 자를 알린 좌익 문사들 ⊙ 좌익 계통 작가의 대부분이 ‘욕설의 축적’ 출세의 기반 삼아 ⊙ 1945년 美군정 간부가 불하한 적산가옥에 살던 김동인, 1년 만에 쫓겨나 ‘욕설’과 ‘일인가옥’(日人家屋)은 광복 이후 김동인(金東仁·1900~1951)의 생활과 심리상태가 잘 드러난 글이다. 좌우 극심한 혼란기 ‘군돈’ 같은 원고료로 생계를 이어야 했던 시기다. ‘욕설’은 1946년 7월 12일부터 21일까지 10차례, ‘일인가옥’은 같은 해 7월 25일부터 31일까지 《가정신문(家政新聞)》에 6차례 걸쳐 실렸다. ‘입에 풀칠을 위한 글쓰기’, ‘호구(糊口)의 문학’이라고 할 정도로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쓰던 시절이었다. 날마다 글을 써야 했으나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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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공간 김동인 미발굴 자료1 (김태완기자2012.4.월간조선)人間/문학사의풍경 2018. 3. 28. 23:18
발굴해방공간 金東仁 미발굴 자료 독점 공개“삼천 만의 작은 인구를 몇 조각으로 나눠야 하나”⊙ ‘공연예술자료 연구사’ 김종욱씨가 수십 년간 김동인 자료 모아 ⊙ 광복 이후 박순천·모윤숙이 관여한 《가정신문(家政新聞)》에 주로 발표 ⊙ 이승만 박사를 비난하는 좌익세력을 ‘반역론자’라고 공격 좌우익(左右翼) 대립이 극심했던 해방공간 김동인(金東仁·1900~1951) 선생의 내면을 알 수 있는 미발굴 자료가 빛을 보게 됐다. ‘공연예술자료 연구사’ 김종욱(金鍾旭·75)씨가 수십 년간 모은 자료를 《월간조선》에 제공했다. 김동인 선생의 미발굴 자료는 1960년대 초 평화출판사에서 발행한 전 5권 《김동인 전집》, 1976년 삼중당(三中堂)에서 출간한 전 7권 《김동인 전집》, 1987년 《조선일보》가 펴낸 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