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會/NL현대사(박찬수,한겨레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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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80년대가 '해전사'였다면 90년대엔 '다현사'였다社會/NL현대사(박찬수,한겨레2016) 2016. 12. 6. 23:33
토요판] 박찬수의 NL 현대사 (15) ‘NL 교과서’라 불린 책 - 1권이 서점에 깔린 건 1988년 11월이다. 한 권으로 끝내려던 작업은 한국전쟁 이후 1980년대로까지 지평을 넓히면서 모두 3권으로 1992년에 완간됐다.1986년 이른바 ‘5·3 사태’(직선제 개헌을 요구하는 신민당의 인천 개헌 현판식 때 벌어진 학생·노동자들의 대규모 시위) 직후 인천 지역엔 검거 열풍이 몰아쳤다. 이 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하던 박세길씨(서울대 철학과 81학번 제적)도 그런 와중에 경찰에 붙잡혔다. 동료가 북한 ‘구국의 소리’ 방송 녹취록을 갖고 있다가 검거되면서 박씨에게까지 여파가 미친 것이다. 그때만 해도 북한 방송 청취는 큰 사건이었다. 김영환씨가 쓴 ‘강철서신’이 대학가에 엔엘(NL) 바람을 불러일으킨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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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대중은 사라지고 교조적인 이념만 남았다社會/NL현대사(박찬수,한겨레2016) 2016. 11. 16. 19:45
[토요판] 박찬수의 NL 현대사 (11)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 - 21996년 8월 이른바 ‘연세대 사태’는 학생운동의 분수령과도 같았다. 연세대에서 범민족대회와 통일대축전 행사를 열려던 학생과 경찰이 9일 동안 격렬하게 충돌했고, 1천여명이 부상했다. 경찰과 대치 7일째인 8월18일 오전 연세대 종합관 옥상에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이 경찰의 진입에 대비해 돌을 쌓아놓고 있는 모습.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1991년 7월27일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의 전신)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대협을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핵심 세력은 골수 주사파 조직인 ‘정책위원회’”라고 지목했다. 안기부 발표를 보면, 전대협은 의장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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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990년 ‘한국을 움직이는 단체’ 3위의 주인공社會/NL현대사(박찬수,한겨레2016) 2016. 11. 16. 19:42
[토요판] 박찬수의 NL 현대사 (10)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 - 11990년 5월19일 전남대 대운동장에서 경찰의 원천봉쇄 속에 전국에서 모인 대학생 3만여명이 전대협 4기 출범식을 열고 있다. 학생운동의 주도권이 서울에서 지방으로 옮겨가는 상징적 장면이다. 자료사진찬바람이 옷깃 틈새로 스며드는 1989년 3월 어느 날 새벽, 서울 왕십리의 한양대 학생회관에 하나둘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서울뿐 아니라 광주, 부산, 대전 등 전국에서 올라온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중앙 간부들이었다. 학생회관 4층에 전대협 사무실의 문을 연 걸 축하하는 모임이었다. 1987년 6월 항쟁 직후에 단일 학생조직인 전대협을 결성했지만, 1988년 2기 때까지 자체 사무실도 없고 집행 기능도 취약했다. 1989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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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프락치 활동 후회스럽다, 친구들 만나고 싶다社會/NL현대사(박찬수,한겨레2016) 2016. 11. 16. 19:40
운동권 정보 캐내려 회유·협박 프락치 강요받은 서울대생 배○○, 치안본부 산하 가짜 신분증 지녀 “조직 재건하자”며 학생들 접근 약속장소 덮친 경찰에 속속 체포 대학원 거쳐 유럽에서 유학생활 ‘안기부 장학금 유학’ 소문까지 배, “항상 죄스러움 갖고 있다” 당시 동료들, “용서할 마음 없어” 독재정권이 모두에게 남긴 상처 1980년대 경찰과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는 학생운동권 내부 정보를 얻기 위해 학생들을 협박하고 회유하며 프락치 활동을 강요했다. 1980년대 대학가를 배경으로 공안당국이 운영하던 프락치 실태를 그린 황철민 감독의 독립영화 의 한 장면. 자료사진9> ‘구학련’과 프락치 - 2▶ 박찬수 논설위원. 1989년 한겨레신문사에 입사해 청와대 출입기자와 워싱턴 특파원, 정치부장, 편집국장을 지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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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너는 해방전사, 음주와 흡연을 절제하라社會/NL현대사(박찬수,한겨레2016) 2016. 11. 16. 19:38
1986년 3월 결성된 ‘구국학생연맹’ 4·19 뒤 첫 반미·통일 학생운동 조직 ‘반전반핵·양키고홈’ 구호 대중화 경찰 수사로 잇단 지도부 구속·수배 결성 뒤 6개월도 못돼 조직 무너져 품성 강조한 ‘생활수칙 5개 항’ 눈길 엔엘 운동 특성 극명하게 드러나 당국, 운동권에 ‘망원’ 심던 시절 ‘프락치 사건’ 터지며 재건 물거품 서울대생 배○○가 의혹의 중심 1988년 8월30일자 3면. 검찰은 ‘민민투’ ‘자민투’의 배후조직과 관련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례적으로 엔엘계 학생운동조직 구국학생연맹(구학련)의 조직과 강령, 생활규칙 등을 언론에 상세하게 소개했다. 자료사진[토요판] 박찬수의 NL현대사⑧ ‘구학련’과 프락치 - 1봄볕이 나른한 1986년 3월29일 오전 9시30분 서울대 자연대 건물 2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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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민족주의, 거대한 블랙홀社會/NL현대사(박찬수,한겨레2016) 2016. 11. 16. 19:32
[토요판] 박찬수의 NL현대사 (7) NL과 주사파 - 2 1990년대엔 ‘자주’와 ‘하나의 민족’과 같은 단어들이 사람들의 민족주의 정서를 강하게 파고들었고, 1960년 4·19혁명 직후 나왔던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와 같은 감성적 구호들도 수십년 만에 부활했다. 1993년 6월12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소속 대학생 3000여명이 연세대에서 ‘남북청년학생 자매결연 예비회담 출정식’을 열고 판문점으로 떠나기에 앞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1980년대는 군부독재의 폭압 통치가 마지막 기승을 부린 시대였다. 그에 맞서 학생운동권의 이론적, 실천적 대응 양식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시기이기도 했다. 1984년부터 마르크스와 레닌 원전들이 은밀하게 나돌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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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극우 총장이 불 지핀 주사파 성격 논쟁社會/NL현대사(박찬수,한겨레2016) 2016. 11. 16. 19:26
[토요판] 박찬수의 NL 현대사 (6) NL과 주사파 - 1김일성 북한 주석의 사망 직후인 1994년 7월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김영삼 대통령과 14개 대학 총장의 오찬에서 박홍 당시 서강대 총장은 이렇다 할 근거 없이 “주사파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말해 대대적인 주사파 색출 광풍의 계기를 제공했다. 자료사진김일성 북한 주석의 사망 직후인 1994년 7월18일, 청와대에서 열린 김영삼 대통령과 14개 대학 총장의 오찬에서 박홍 서강대 총장이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김일성 주석은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그해 7월8일 돌연 심장마비로 숨졌다. 남한에선 안보 불안심리 증폭과 함께, 정부 차원의 조문을 해야 하는지를 놓고 뜨거운 논란이 불붙고 있었다. 청와대 오찬에서 대학 총장들은 일부 학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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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평양에서 보낸 9장짜리 ‘팩시밀리 편지’社會/NL현대사(박찬수,한겨레2016) 2016. 11. 16. 19:15
범민련 북측 본부 백인준 의장 문익환 목사 앞으로 친필편지 “딴 길 나가시리라 생각 않습니다” 남한 통일운동에 공개적 의견 표시 문 목사, 89년 방북 김일성과 회동 조평통과 9개항 공동성명 발표 범민련 뛰어넘는 대중운동 모색 NL 내부 이견 수면 위로 떠올라 1993년 12월10일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북측본부 의장인 백인준은 남한의 문익환 목사에게 장문의 친필 편지를 보냈다. 매우 공손한 어투였지만 문익환 목사가 범민련 중심의 통일운동을 벗어나려 하는 데 대한 강한 우려가 담겨 있었다. 자료사진 [토요판] 박찬수의 NL 현대사⑫ NL의 분화 - 통일운동 1 1993년 12월10일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북측본부 의장인 백인준이 남한의 문익환 목사에게 장문의 친필 편지를 보내왔다. 범민련 남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