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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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선암사처럼 늙어라人間/향원익청(곽병찬) 2015. 4. 8. 17:23
일러스트레이션 이림니키곽병찬의 향원익청(香遠益淸)600살 이상 된 나무만 해도 무우전 옆 매화 서너 그루, 무량수각 앞에 누운 소나무, 지장전 위엔 영산홍, 자산홍 열댓 그루, 칠전차밭의 700살 넘은 차나무가 있다. 모두가 선암사의 부처님이다.옳아, 자네 코에 지금 한창인 때죽나무 향기가 스쳤는가 보군, 아니면 작약의 아릿한 향기가 자네를 홀렸든가. 아니면 누이의 추억 같은 찔레꽃 향기를 맡았거나. 퉁방울눈을 한 할배는 다짜고짜 종잡을 수 없는 환영사를 풀어놓는다. 그 푸근한 인상과 입심으로 보아 오랫동안 주지로 있다가 모든 걸 내려놓은 그 스님 같았다.장승 할배가 산문을 지키는 것부터 뜻밖이었다. 동구 밖에 버티고 서서 액도 막고 나쁜 손님 겁도 줄 일인데, 산문지기 구실은 드문 일이다. “궁금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