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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셋, 신문과 잡지를 읽는 이유는?
    人間/대학생이알아야할것 2008. 8. 25. 00:20

    03. 세번째, 신문과 잡지를 읽는 이유는?

    지난 호에서 나는 정보의 폭발이라는 현대의 특성에 대처하려면 독서 능력의 배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책보다 신문과 잡지 등의 대중 매체를 통하여 정보의 대부분을 얻고 있다. 신문과 잡지는 성격상 책과는 다른 방법으로 읽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 신문과 잡지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구체적인 방법론은 보다 전문적인 책자의 소개로 대체하기로 하고 먼저, 신문과 잡지를 왜 읽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자.

    첫째, 정보화 시대의 대비이다. 정보를 가장 저렴하게, 그리고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인쇄물이 바로 신문이다. 또한 잡지는 대응 속도가 신문보다는 늦어도 책에 비하면 월등히 빠른 매체이다. 정보 시대를 살고 있는 한, 신문과 잡지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음이 국제화 시대를 위한 준비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주요한 추세인 국제화는 갈수록 강화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외국어 실력 못지않게 상대방에 대한 적극적 관심 내지 호기심이 중요하다. 신문과 잡지를 통해서 이에 대비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외국(어)의 신문과 잡지를 읽는 일이다. 정기 구독은 못해도 중대한 사건이나 사태가 일어났을 때 외국(어) 신문과 잡지가 어떻게 언급하는가를 살펴보고자 노력한다. 많은 경우 이 외국어는 주로 영어이겠지만, 여타 외국어를 전공하거나 아는 경우라면 해당 외국어나 그 나라의 신문과 잡지를 자주 접하도록 한다. 사실 어느 특정 지역의 전문가란 기본적으로 그 지역의 신문과 잡지의 꼼꼼한 독자이다.

    마지막으로 졸업 이후를 대비한다는 점이다. 대학원은 학부와 달리 전문 학술지를 읽는 일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해당 분야의 전문 학술지를 미리 읽어보는 일은 대학원에 진학하는 좋은 준비가 될 것이다. 한편 사회로 진출할 경우는 자기가 관심을 지닌 분야의 업계지, 또는 해당 업체의 사보 등을 보는 것이 좋다. 정기적으로 읽을 필요는 없지만, 이들 업계지나 사보를 본다면 그 분야에 대한 막연한 환상에서 벗어나 구체적 실상을 살필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취직 시험이나 고시(考試) 등에 대한 아주 좋은 대책이기도 하다. 취직 시험을 대비해 시사 상식 문제집을 읽는 후배를 흔히 보는데, 문제집에 수록된 ‘시사 상식(時事 常識)’은 사실상 ‘구사 상식(舊事 常識)’인 경우가 많다. 문제집만으로는 결코 충분한 대책이 될 수 없다. 평소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이에 대비하도록 한다. 또한 고시의 경우에도 시사 상식은 매우 중요하다. 고시는 기본적으로 법학자나 정치학자 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실무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 서 문제도 시사적 감각을 소유했는지 여부를 테스트하는 경우가 많다.

    ■ 펠리칸이 바다로 간 까닭은

    배용균 감독이 ‘동쪽으로 간 달마’ 때문에 유명해졌다면, ‘바다로 간 펠리칸’ 때문에 유명해진 사람이 있다. 눈치 빠른 독자는 알아차렸겠지만 바로 존 그리샴이다.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The Firm)』­「야망의 함정」이라는 제명의 영화로도 소개되었던 이 소설로 그리샴은 무명의 보잘 것 없는 변호사에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그 다음 작품이 『펠리칸 브리프』이다. 다시 내놓은 것이 변호사의 세계를 잘 묘사하고 있는 『의뢰인』.

    내가 여기서 그리샴을 언급하는 이유는 그가 베스트셀러 소설가로 변신한 과정의 한 계기 때문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고 커서는 작가를 지망했지만, 그의 처녀작은 출판사 수십 군데에서 퇴짜를 맞았고, 겨우 자비 출판을 했으나 그것도 몇 백 부나 팔렸을까?(대부분 아는 사 람들이 산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잡지에서 ‘서스펜스 소설을 쓰는 법’이라는 기사를 읽게 되었다. 영화를 보듯이 장면 장면이 후딱 후딱 바뀌면서 대사가 많고 지루한 사설은 최소한으로 절제되어 있는 소설. 그래 이거야! 이 말이 정답이네!

    그래서 그는 바로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를 썼다. 이후 순풍에 돛단 듯 승승장구 베스트셀러 작가의 길을 달리고 있다.

    사실이지 신문이나 잡지에서 우연히 본 기사 하나가 한 개인의 인생 행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은 그리샴에게만 일어난 보기 드문 현상만은 결코 아니다. 십여 년 전에 컴퓨터에 관한 기사를 보았기 때문에 남보다 일찍 컴퓨터 산업에 투신했다는 기업인이 있다. 또한 하늘을 나는 기구에 관한 잡지 기사를 보고서 열기구를 이용해 동독을 탈출하는 데 성공한 일가족도 있다. 나는 지난 호에서 독서가 사람과의 만남이기도 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마찬가지로 잡지 특히 자신이 평소에 접하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분야의 특수한 잡지를 보는 일은 새로운 분야와 이질적 개성의 사람을 만나는 것과 같다. 이발소나 미장원, 은행 등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이용하여 평소에 접하지 않는 잡지를 본다면,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데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때로는 (학교) 도서관의 정기 간행물실이나 대형 서점의 잡지 코너에서 다양한 분야의 잡지를 섭렵한다면 상당히 유용할 것이다.

    ■ 잡지에 관한 몇 가지 잡담

    잡지는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잡다한 내용물을 편집해 제본한 간행물’이다. 신문과 비교하면 간행 간격이 다르고, 시사성이 적으며, 제본이 되어 있고, 장기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사회가 전문화되고 다양화되면 그만큼 잡지의 수도 증가하고 내용도 다양해진다. 그런데 잡지 는 시의성이 크기 때문에 시기가 지나면 그만이다. 버리기 아까운 내용도 많겠지만, 매달 몇 종의 잡지를 읽기란 힘들 뿐 아니라 학생의 경우 경제적으로도 무리이다. 따라서 월간지는 매달 말 경 신문에 실리는 잡지의 목차 광고를 통해 관심 있는 분야만 도서관을 이용해 골라 읽는다. 또한 기획, 특집, 연재 등으로 묶여 있는 종합 기사는 가급적 읽는다. 특히 시사 잡지의 경우 시사 전 망이나 인물 인터뷰는 매우 중요하다. 목차 광고를 따로 스크랩하여 학기나 또는 연도별로 다시 보면 각 기간의 주요 시사 쟁점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자기 전공이나 관심 분야의 전문 잡지라 면 목차를 복사해 파일을 하도록 한다. 특히 1년간의 총목차나 과월호의 목차를 기재하는 잡지는 이를 파일로 만들어 두도록 한다.

    만일 잡지를 샀으면, 우선 30분이나 1시간 등 가급적 짧은 시간에 한 권을 전부 읽는다. 심지어 잡지 속에서 곧바로 읽어야 하는 부분은 5분 안에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분량이라는 사람도 있다. 그러므로 우선 잡지의 기사를, 곧바로 읽어야 할 기사, 나중에 읽어도 되는 기사, 읽지 않아도 상관없는 기사 등 3단계로 분류한다. 당장 읽어야 하는 기사만 먼저 읽고, 나중에 읽어도 되는 기사 는 뜯어내어 스테이플로 찍어 둔다. 불필요한 기사는 버린다. 이러면 방 안에 잡지를 쌓아 두는 일 따위는 애시당초 사라질 것이다. 한 잡지에서 꼭 필요한 기사란 대개 10퍼센트 정도라고 한다. 읽고 싶은 기사의 여부로만 구분해도 정리가 쉬워질 것이다.

    잡지는 한 번 읽고 나면 다시 보는 경우가 드물다. 자료로서 가치가 있을 경우, 그 자리에서 메모하거나 페이지를 뜯어라. 그리고 6개월에서 1년 정도 보관한 후 가치가 있는 자료만 골라서 스크랩한다. 잡지는 필요 없는 자료만 쌓는 일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일정한 시간 보관 기간을 거 친 뒤 스크랩하는 것이 좋다. 계절이나 시기에 민감한 특집 기사, 역사, 건강, 문화 등의 기사는 일 년 주기로 반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잡지의 스크랩과 관련해 특히 주의할 것은 복사(copy)이다. 흔히 잡지의 기사나 논문을 복사해 놓고 이를 다 읽었다고 착각하기 쉽다. 복사는 어디까지나 복사다. 복사를 한 뒤 바로 읽고서 내용을 정리하도록 한다. 복사만 해 놓고 읽지도 못한 채 분실하는 일도 흔하니까.

    잡지와 관련해 몇 가지 유용한 정보를 안내한다. 여의도 여의도백화점 3층에 있는 ‘매거진 월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입 잡지 전문서점이다. 약 200평 규모의 매장에 4천여 종의 수입 잡지를 취급하고 있는 곳이다. ‘성암 잡지도서관’은 일제 시대에 발간된 희귀한 잡지로부터 현재 국내외에서 발행되고 있는 잡지에 이르기까지 6만여 종의 잡지를 소장하고 있는, 말 그대로 ‘잡지의 도서관’이다. 서울 명륜동에 있는 이 도서관의 이용 시간은 평일은 9시 30분부터 17시 30분까지, 토요일은 13시까지이며, 공휴일은 휴관한다. 한국잡지협회에서 운영하는 잡지회관은 매월 잡지 뉴스를 발행하고 있고, 잡지 편집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2층 전시장에 납본된 잡지들을 전시하고 있다.

    ■ 신문을 잘 읽는 법에 대하여

    먼저 신문을 잘 읽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신문소프트』(두박, 1993)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은 제1부 신문을 열 배로 활용하는 기술, 제2부 큰 정보, 제3부 작은 정보, 제4부 신문을 내 정 보로 만드는 법, 제5부 300원의 정보 전쟁 및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짧은 시간에 최대의 정보력을 얻은 신문 독서법’과 ‘전문 정보 수집 포인트’를 말한다. 제2부에는 ‘파워 게임과 향후 정국 읽는 법’, ‘사회 동향 10분 점검법’, ‘경제 동향 쉽게 잡는 법’등이 있다. 제3부에는 주식 정보, 부동산 정보, 과학기술 정보 등 ‘전문 정보를 비전문가가 읽는 법’과 상담 안내, 이벤트, 문화, 날씨, 스포츠 등의 ‘생활 정보를 얻는 법’을 다룬다. 제4부는 ‘스크랩의 감칠맛’, ‘스크랩의 기본과 기교’, ‘스크랩의 무기’, ‘실전 스크랩’을 통해 신문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법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제5부는 ‘뉴스와 신문’, 신문을 선별하는 ‘신문 선구안’을 말한다.

    목차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신문 읽는 법을 다양하고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지난 호에 언급한 애들러와 밴 도랜의 『독서의 기술』과 함께 『신문소프트』 또한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흔히 학생들은 경제에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경제와 관련된 학과의 학생조차 현실의 구체적 경제 현상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적다. 경제학의 이론과 지식이 있더라도 현실 경제를 모른다면 살아 있는 경제학이 못된다. 살아 있는 경제학을 배우기 위해서는 경제 기사를 읽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이 습관은 시사 상식만이 아니라 면접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신문의 경제 기사는 다른 면에 비해 어렵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먼저 ‘시사경제연구회’편의 『경제 기사를 읽는 법』(거름 출판사, 1992)이다. 이 책은 서장에서 경제 기사를 읽을 필요성과 그 주요 내용,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을 말한다. 그리고 모두 92항목으로 된 6개의 장에서 각기 다음의 기사를 읽는 방법과 그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다루고 있다. 1장 국내 경제의 종합적 움직임에 관련된 기사, 2장 세계 경제의 국제적 움직임을 다루는 기사, 3장 화폐나 금리에 관련된 금융 정세의 기사, 4장 국가 경제 정책의 방향을 보여주는 재정 정책의 기사, 5장 경제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증권 시장과 물가 시세에 관한 기사, 6장 기업 경영과 관련된 기사 등이다.

    또한 ‘경제 기사 직독 직해를 위한 책’이란 부제의, 곽해선 지음 『경제 기사 소프트』(사계절출판사, 1993)도 있다. 전 10장의 이 책은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1장 경제 기사를 왜 읽는가, 2장 경제 기사 독해 테크닉, 3장 경제의 짜임새, 4장 경기 관련 기사를 읽자, 5장 물가 관련 기사를 읽자, 6장 금융 관련 기사를 읽자, 7장 증권 관련 기사를 읽자, 8장 환율 관련 기사를 읽자, 9장 상품 시세를 읽자, 10장 재정 관련 기사를 읽자.

    이상의 두 책을 비교해 본인에게 적합한 것을 골라서 참고한다면 딱딱한 경제 관련 기사를 나름대로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신문 읽기와 관련해 최근 출간된 『신문 읽기의 혁명』(개마고원, 1997)을 더 소개한다. 오랜 편집기자 생활을 거친 저자(손석춘)가 신문의 편집 과정과 그 과정 속에 교묘하게 내재되어 있는 편집 의도 등을 예리하게 갈파해 내면서 ‘비판적 신문 읽기’를 위한 여러 가지 조언을 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활자화된 것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은 신문에 실리는 ‘사실 (事實)’과 그 행간에 녹아 있는 ‘진실(眞實)’을 구별해 내는 안목을 우리에게 전해 준다.

    마지막으로 알아두도록 권하고 싶은 것이 국회 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정기간행물 기사 색인 』이다. 이 색인은 국회 도서관에서 국내의 각종 정기 및 축차 간행물, 그리고 학술 잡지 등의 기사에서 정책 자료 및 학술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연구 논문들을 분야별, 주제별로 정리한 것이다. 현재 격월간으로 나오는데, 도서관의 참고 열람실이나 정기간행물실에 비치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전문적인 색인이 발달되지 못하여 분야별 색인이 부실한 편인데 이 『정기간행물 기사 색인』은 학부 시절에 자주 접해 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지성과 패기 1994년 7·8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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